이상한 꿈, 전생 기억? 그렉시아? 좀비? 오크? 판타지 소설을 너무 봤나?

이상한 꿈 이야기.. 좀비? 오크? 판타지 소설을 너무 봤나? 전생의 기억? 그렉시아는 뭐야?

 

지난밤 이상한 꿈을 꿨다. 평소 꿈을 꿔도 자고 일어나면 그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좀 달랐다. 또한 그 내용도 이상했다.

 

눈을 끔뻑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촛점이 잡히지 않는 눈을 계속 깜빡거리며 주변 풍경을 확인하려고 애를 썼다. 정신도 몽롱해서 오락가락했다.

 

나는 어딘가에 엎드러져 누워 있었다. 그런데 몸을 움직이려 해도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런 상태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머릿속으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누워있던 가운데 차츰 주변 환경에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기가 어디지?”

 

내 눈에 비친 풍경은 어느 가정집의 거실이었다. 한국식 가정집이 아닌 서양식의 가정집 구조였다.

 

마치 급하게 피난을 떠난 듯 집안은 온통 어지럽게 어질러져 있었다.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눈이 차츰 보이기 시작하면서 움직여지지 않던 몸도 점차 움직여지기 시작했다.

 

“내가 왜 이런 곳에 누워 있던 걸까? 그리고 여긴 어디지?”

 

아무리 의문을 떠올려 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섰는데 뭔가 좀 이상했다. 키가 어린 아이처럼 작은 느낌이랄까..

 

혹시나 해서 내 몸을 살펴봤더니 역시나 내 몸은 초등학생 정도로 작고 왜소해 보였다. 걸음걸이도 이상했는데 뒤뚱거리는 것 같기도 했고 절룩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 존재가 떠올랐다. 당시에 떠올렸던 존재가 뭐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좀비였던 것 같기도 하고 오크였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왜 이런 모습이지?”

 

또다시 의문을 던져봤지만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문득 종말, 심판, 마지막 때 등등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다.

 

일단 집안부터 살펴보기로 했다. 어떤 방에 들어서자 14인치 노트북 크기만한 나무판이 잔뜩 쌓여있는 것이 보였다. 그 나무판 하나하나에는 각기 다른 다양한 밑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건 마치 어릴 적 학교 다닐 때 미술 시간에 해보았던 나무 판화처럼 보였다.

 

아무래도 이 집 주인은 예술가였던 모양이다. 그리고 이 방의 용도는 그의 작업실로 짐작되었다.

 

할 일도 없던 터라 그 방에 죽치고 앉아 조각칼로 나무판에 그려진 그림을 따라 파내기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방안에 잔뜩 쌓여있던 나무 판화를 다 파내자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나무판에 그려져 있던 그림들이 어떤 것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튼 인기척이 들려와서 밖으로 나가 보았다.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오자 그곳엔 서양인 중년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서 있었다.

 

그 서양인 부부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움찔하는 것 같았다. 왠지 나를 경계하며 두려워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누구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들 중 남자가 대뜸 너는 누구냐고 되물어 왔다.

 

“나? 내가 누구지? 어… 내 이름은…”

 

막상 내 이름에 대해서 생각하자 황당하게도 내 자신조차 내가 누군지 선뜻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하나의 이름이 떠오르며 생각났다.

 

“내 이름은 그렉시아… 그래 그렉시아다!”

 

“뭐라고! 그렉시아라고! 네 놈이 기어코 내 집안을 다 뒤져보고야 말았구나!”

 

그 서양인 중년 남자는 ‘그렉시아’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불같이 화를 내며 당장이라도 내게 덤벼들기라도 할 듯 사나운 기세를 보였다.

 

하지만 그 남자는 내게 달려들지 않았다. 그냥 멀찍히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화만 내고 있을 뿐이었다.

 

“저 인간이 왜 저렇듯 화를 내고 있는 거지? 내가 뭔 실수라도 했나?”

 

이런 의문을 품으며 고민하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그런데, 자고 일어났는데 이상하게도 ‘그렉시아’라는 이름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맴돌고 있었다.

 

“허.. 참.. 희한한 일도 다 있네. 혹시 전생의 기억 같은 것일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컴퓨터를 켜고 네이버에 접속했다. 검색창에 그렉시아라고 입력하자 놀랍게도 검색어 목록에 그 이름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첫 놀라움과는 달리 검색된 문서들에서는 별다른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뭐.. 판타지 소설, 만화, 게임 등에 나오는 캐릭터 혹은 지명 이름 정도랄까… 헐.. ㅋㅋ

 

아무래도 내가 평소에 판타지 소설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가 보다. 기억에 전혀 없던 처음 들어본 것 같은 이름인데..

 

어쩌면 언젠가 판타지 소설을 읽다가 한 번 봤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때 무심코 보고 지나쳤던 것이 무의식 속에 남아 있다가 꿈을 통해 나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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