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란 도서를 정가대로 판매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오는 21일부터 새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에 많은 분들이 도서정가제란 무엇인지 궁금해하시는 듯 하네요.
요즘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많은 대형서점들이 폭탄세일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존 재고를 처리하고 있다는데요.
도대체 개정 도서정가제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이리들 난리법석일까요?
앞으로 새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발매된 지 18개월 이내의 도서들은 모두 정가의 15% 이내의 가격으로 판매해야 한다고 합니다.
즉, 정가 1만원짜리 책을 예로 들면, 아무리 싸게 팔아도 절대로 8천5백원 이하로 팔 수 없다는 말이죠.
뭐, 저희같은 소비자가 개정 도서정가제란 어떤 내용인지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것이 우리에게 이득이 될지 아니면 손해가 될지 하는 문제일 겁니다.
도서정가제란 출판사가 판매하려는 도서에 대해 소비자에게 판매할 가격을 정하고, 이를 해당 도서에 표시해서 판매하는 제도라고 하는데요.
기존 도서정가제에서는 발행일로부터 18개월 미만 도서에 대해 10% 이내 가격할인과 추가로 마일리지, 적립금 등으로 10% 이내의 간접할인을 제공해 최대 19%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개정 도서정가제에서는 발행일로부터 18개월 미만 도서에 대해 10% 이내의 가격할인과 추가로 쿠폰, 적립금, 마일리지 등을 통한 5% 이내의 간접할인을 제공해 최대 15%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발행일로부터 18개월 경과한 도서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기존에는 무제한 할인이었던 반면 개정판에서는 정가를 재조정해서 판매한다고 하네요.
단, 중고도서는 도서정가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하네요.
참고로, e-book으로 불리는 전자책 역시 종이책과 동일하게 도서로 취급된다 합니다.
새 도서정가제 내용을 얼핏 보면 할인율이 기존보다 줄어들어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시기에는 어떠세요?
뭐, 들리는 말로는 책값에서 불필요한 거품을 빼내 소비자에게 이득을 주고 무분별한 할인 경쟁을 막아 출판사와 동네서점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 새 도서정가제를 도입했다고 하는데요.
그 취지만 놓고 본다면 정말 그럴듯해 보이긴 하네요.
과도한 할인 경쟁 때문에 출판사에서는 책의 정가를 책정할 때 이미 할인폭을 감안해 책값을 정했을테고, 그로 인해 거품이 많이 생겼을 거란 것은 수긍이 되네요.
그런데 말이죠…
이게 웬지 찜찜한 것이 왜케 가슴에 걸리는지 모르겠네요.
다른 예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각 제조사에서 이런 저런 이유를 들며 상품 가격을 올리는 것을 종종 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 가격 상승 이유가 해소되었더라도 한번 올렸던 상품 가격은 다시 내려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한번씩 폭탄 세일 형태로 팔긴 하지만요. ㅋㅋㅋ
따지고 보면 싸게 사는 게 아니라 그 가격이 거품이 빠진 적정 가격이겠지만요.
이미 소비자들이 거품낀 가격에 익숙해져 있기에 그동안 올렸던 가격에 대한 저항감이 사라져서 그 가격을 적정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죠.
이렇게 해서 가격 거품이 점점 더 커지게 되고, 그 거품은 고스란히 기업의 이윤으로 돌아가는 것이겠죠.
사업하는 사람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신상품을 손해보면서 팔진 않을 거라 봅니다.
출판사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됩니다.
이미 우리 소비자는 오랫동안 현재 판매되고 있는 도서의 정가에 익숙해져 왔습니다.
그동안 할인받아 비록 정가대로는 구매하진 않았더라도 은연중에 책의 정가를 적정 가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죠.
제 경우만 보더라도 정가가 거품낀 가격이라는 것을 평소 짐작하고 있었지만 막상 책에 찍혀있는 가격보다 싸게 사면 기분이 좋았거든요. ^^;
우쨌든 간에 진실은 새 도서정가제가 시행되어 보면 알 수 있겠죠.
취지대로 책값에서 거품이 빠져 소비자에게 이득이 될지 아니면 출판사와 서점들만 배불리면서 소비자의 부담이 더욱 가중시키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