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접었다가 다시 시작한 지 몇 개월 흐른 게임인 신조자룡.
중국의 인기 드라마를 원작으로 만든 게임이라는데 솔직히 저는 관심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거 같아서 패쓰~.
이 게임의 특징은 하드디스크에 클라이언트 설치 없이 회원가입만으로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해 바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는 건데요.
이 점이 참으로 마음에 들더라고요.
여타 다른 웹게임들을 해보면 이건 말이 웹게임이지 클라이언트의 일부인지 전부인지 모를 상당히 큰 용량의 파일들이 하드디스크의 어딘지도 모를 모처에 설치를 하더군요.
그럴 바에야 차라리 퀄리티가 더 좋은 일반 설치 게임을 하는 게 낫지 굳이 여러 모로 모자란 감이 많은 웹게임을 할 이유가 없잖아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저는 그렇더라고요.
웹게임 신조자룡을 처음 시작했을 때 짜증나는 점들이 많아서 접었더랬죠.
당시 꽤나 높은 전투력을 가진 캐릭터로 키웠는데 다시 시작한 지금에 와서 보니 완전 허접 캐릭터로 전락해더군요. ㅋㅋㅋ
각설하고.. 암튼 당시 접었던 이유 중에 가장 컸던 하나는 게임사의 지나친 현질 압박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게임에 현질을 하더라도 게임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의 범위 내에서만 하고, 가능하면 무과금을 원칙으로 게임을 하자는 주의입니다. ㅎㅎ
그런 제게 유저간의 아이템 거래를 원천적으로 막아 놓은 신조자룡의 게임 시스템은 완전 무결한 무과금 게임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죠.
이런 상황일진데 신조자룡에서는 첫충전이니 뭐니 하면서 금화 충전(현질)을 하지 않으면 게임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요소들이 군데군데 지뢰밭처럼 깔려있더라고요.
이런 시스템 속에서 아무리 게임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뭐합니까…. 열심히 하면 언젠간 얻거나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이 없는데….
과금 유저이든 무과금 유저이든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둘 다 소중한 자산이 될겁니다.
당장 현금을 갖다 바치는 과금 유저들이 꿀같이 달고, 무과금 유저들은 쓰고 짠 소금같아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무과금 유저들이 다 빠져나간 유령 서버에서 과금 유저들이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더 머물며 현금을 뿌려줄까요?
무과금 유저에게도 시간은 돈입니다. 그리고 게임하려면 전기료도 내야하고, 인터넷 이용 요금도 지불해야 합니다. 그리고 컴퓨터도 사거나 업그레이드를 해야 겠지요.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무과금 유저가 공짜 손님처럼 보일지 모르겠으나 무과금 유저 입장에서는 해당 게임을 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 기타 비용들을 지불하고 게임을 하는 셈이 됩니다.
무과금 유저도 짜증나는 상황이 계속 벌이지면 본전 생각납니다.
“에잇 ㅅㅂ, ㅈ 같아서 못하겠네. 내 피같은 시간과 노력을 더 이상 여기에 쏟아 붇기가 아깝다. 차라리 잠이나 푹 잘걸 그랬네.”
이러면서 다 떠납니다.
대놓고 과금을 유도함으로써 과금 유저와 무과금 유저간의 밸런스 붕괴를 조장한다면 결국 자신의 손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꼴이 되고 말겠죠.
아… 옛날 이야기 하다 보니 현질 관련 잡소리만 늘어놨네요. ㅋㅋ
다시 현시점으로 돌아와서 왜 다시 복귀한 신조자룡을 하면서 암 걸릴 거 같은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웹게임 중에서 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뭐라도 설치를 한다 싶은 게임은 다 제외시키고 할만한 것을 찾아보니 딱히 할만한 게임이 없더라고요. ㅠㅠ
그나마 신조자룡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것은 하드디스크에 클라이언트 설치없이 모든 파일을 메모리로 불러들여 게임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겁니다.
이미 예전에 상당한 전투력까지 키워 놓은 캐릭터도 있는 터라 신조자룡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죠.
그냥 무과금으로써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한계까지만 키우고 접자는 생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복귀했더랬죠.
그렇게 하여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어느덧 전투력 1000만 이상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전혀 기쁘지 않더군요.
얼마나 빡세게 몰아쳐 왔는데 이제야 겨우 1000만대 전투력 돌파라니… 기쁨보다는 이런 허탈감이 더 크게 와닿더군요.
뭐, 그래도 이 정도는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갈만 합니다.
예전부터 심각한 짜증 요소로 상당히 거슬렸던 금화 소비 관련 문제는 여전히 개선이 되지 않고 있더군요.
무과금 유저지만 여차저차 하다보니 소량의 금화를 얻을 수 있게 되었는데 어느 순간 금화를 사용하려고 보니 몽땅 사라지고 없는 겁니다. 헐…ㅡㅡ;
뒤늦게 알고 보니 어떤 보호 장치도, 경고도 없이 금화가 유저도 모르는 사이에 사용되어진다는 겁니다. 뭐 이런 거지같은 경우가….
뭣 모르고 금화를 잔뜩 충전해뒀으면 정말 멘붕왔을 상황이더군요.
어차피 힘들게 금화 모아봐야 또다시 어떻게 사라지는지도 모른채 다 날려 버릴거라는 생각에 그동안 해오던 금화를 모으려는 모든 행위를 중단…
게임 내의 컨텐츠를 하나씩 포기해 나가다 보니 이제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점점 줄어드는군요.
전투력 1000만 넘으면 뭐하나… 고렙들 칼질 한방에 스치기만 해도 사망인 것을…
1:1 대결 매칭도 참으로 거지 같음. 사람이 얼마나 없으면 통합 서버 매칭인데도 매칭된 상대방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정해져 있음.
나의 역할은 그냥 가만히 죽어 주거나 잽싸게 퇴장해서 상대방 승률 올려주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더군요.
상대도 안 될 고렙들과의 매칭으로 자연히 대결 참가도 꺼려져서 자꾸 피하게 되더군요.
각 던전들은 고렙들이 휩쓸고 다니는 터라 한 발만 늦어도 뒷북치기 일쑤고…
뭐 이런저런 문제들은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캐릭터의 성장이 벽에 부딪치면 “아, 여기가 한계인가 보구나”라고 생각하고 접으면 그만이니깐요.
진짜로 사람 열 받고, 입에서 욕이 절로 쏟아지게 만드는 암 걸릴 거 같은 상황은 게임 조작의 오작동입니다.
성맥 던전에서 사냥 도중 갑자기 던전 밖으로 튕겨져 나온다던가, 각 던전 진입 시 가끔씩 입구에 멍청히 서있기만 한다던가, 보극전에서 특정 몬스터 클릭 시 이동 도중에 다른 몬스터나 유저 화차를 공격한다던가, 20회짜리 일일퀘스트를 자동 사냥 시켜놨더니 완료된 퀘스트 몬스터를 계속 잡고 있는다던가 등등…
아무튼 현재 제 상황이 “에이, ㅅㅂ 접자” 이랬다가 좀 열이 식으면 “좀 더 두고 보자” 이렇게 왔다 갔다 하고 있네요. ㅋㅋ
그나마 무과금으로 성장의 여유가 좀 더 있어 보이기에 아직 미련을 두고 있는 것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이렇게 암 걸릴 거 같은 상황에서 벌써 벗어 났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