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글을 만든 사람이 누구냐고 질문을 받게 되면 당연히 세종대왕이라고 답할 것이다.
지금껏 그렇게 배워왔고, 또한 그렇게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2019년 7월에 개봉한 영화 ‘나랏말싸미’를 보면 뭔가 이상한 점을 느끼게 된다.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영화를 다 보고 느낀 한글 창제에 관한 소감은 이랬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아니라 신미라는 스님이 거의 다 만든 것이구나’라는 것이다.
영화 나랏말싸미에서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에 관한 한 별로 기여한 것이 없어 보인다.
그저 걱정과 근심만 할 뿐…
아! 그러고 보니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이 있긴 하다.
유학자 출신 신하들의 들끓는 반대를 무릅쓰고 신미 스님이 한글을 만들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줬다는 점이다.
영화 나랏말싸미를 보며 본인이 느낀 것은 세종대왕을 낮추고 신미를 높여주려는 것 같아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본인 역시 한글을 세종대왕 혼자서 만들었다고 믿지 않는다.
그만큼 한글은 전 인류 역사상 인류가 만들어낸 것 중에서 전무후무한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엄청난 업적을 세종대왕 혼자서 이뤄냈다는 것은 솔직히 믿기 어렵다.
어쩌면 진실일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상식이라는 범주에서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성향을 띄기에 진실을 직접 목격하지 않은 이상 본인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그나마 본인이 알고 있던 한글 창제에 대한 이야기는 세종대왕이 주축이 되어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만들었고, 수양대군과 안평대군이 돕고, 신미 스님이 보조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신미는 그저 보조 정도였지 주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영화 나랏말싸미에서는 신미가 한글 창제의 주역이고 세종대왕이 보조 정도로 느껴졌다.
이상하다. 영화에서처럼 신미가 한글 창제 과정의 주된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라면 한글은 신미가 만든 것이라고 우리에게 알려져 있어야 한다.
세종시대에 최고의 과학자로 알려져 있는 인물로 장영실을 꼽을 수 있다.
그의 발명품들을 두고 우리는 그것들을 세종대왕이 만들었다고 하지 않는다.
만약 영화 나랏말싸미에서처럼 한글 창제와 같은 맥락에서 놓고 본다면 비록 장영실이 발명품들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세종대왕이 만든 것이다라고 알려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왜 유독 한글만 세종대왕이 만든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 것일까?
이상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