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담보 대출 받아 생활비로
쓰고 있는 가정이 늘고 있다
대개 주택 담보 대출은 월급쟁이들이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은행에서 거액의 자금을 빌리는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
그런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거래가 뜸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주택 담보 대출은 거꾸로 늘어나고 있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은행권의 주택 담보 대출이 15분기 연속해서 증가세를 보이며 대출
규모가 총 290조원에 육박했다고 한다.
부동산 시장은 침체되어 있고 주택 거래량은 줄고 있는데 반해
주택 담보 대출은 거꾸로 늘고 있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그 원인은 바로 위협적인 물가 상승률 과 실업률 및 부동산 경기의
침체 때문에 서민들이 생활에 곤란을 겪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에서, 신규 취급액만 따져
보았을 때, 주택 담보 대출을 새로 받아 주택 구입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 비율이 올해 3월 기준으로 전체 대출자의 42%로 나타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 36%였던 것과 비교해본다면 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이렇게 주택 담보 대출로 빌린 돈의 상당 부분이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 주식 투자 자금 용도로 사용되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출자가 주택 담보 대출을 받은 뒤에 3개월 이내에
집을 사지 않을 경우 대출 받은 자금을 주택 구입 이외의 용도로
사용했다고 분류하게 되는데, 이처럼 생활비로 사용되는 등 옆길로
샌 주택 담보 대출 비율이 전체 대출자의 절반 수준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주택 담보 대출은 월급쟁이들이 집을 장만할 수 있도록 다른 대출
상품들에 비해 비교적 낮은 이자로 대출해 주고 있던 대출
상품이었지만, 이제는 주택 담보 대출이 집을 장만하기 위한
용도로 이용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충당하기 위해 이용되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주택 담보 대출을 반드시 주택 구입 자금으로만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이렇게 주택 담보 대출을 통해 빌린 자금을
생활비로 모두 소비해버리게 되면 나중에 갚을 능력이 없어질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 담보 대출을 통해 대출 받은 돈을 다른 용도로 모두 써
버리게 되면 금리가 올라가고 주택 가격이 떨어졌을 경우에는 부채
상환 부담이 상당히 올라갈 수 있고, 이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800조원 넘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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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계 부채가 800조원을 넘어섰다고 하는데, 자칫 이것이
폭탄이 되어 되돌아 오지나 않을는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가계 수입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 비해 물가 상승률 은 위협적으로
뛰어오르니 그만큼 생활비 지출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었을테고, 이렇게 되다보니 처음에는 집을 장만하라고 다른 대출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자로 주택 담보 대출을
해주었는데, 이것이 현재는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하는게 아니라
생활비로 소비하려는 목적으로 대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어 있는데다가 가계 부채 마저 800조원을
넘은 상황에서 이처럼 소비 목적의 주택 담보 대출이 계속 늘게
되면 가계 부채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 주택 담보 대출을 통해
다른 주택을 사는 건 일종의 투자 개념으로 볼 수 있지만 이외의
용도는 생활 자금 등 가처분소득 유지 목적이 대부분 “이라며 ”
자칫 대출금을 소진해버릴 경우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다 “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 최근엔 빚을 갚기 위해
저금리의 주택 담보 대출을 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사두기만 하면 오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아파트 값은
비실비실 힘도 못쓰고 있는 형편이고, 갚아야 할 원리금 부담은
눈덩이 같이 늘어나고, 설상가상으로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니
서민들은 물론이거니와 중산층 역시 생활고 로 인해 저소득·
저신용층이 이용하던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