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 전면 무료화, 신서버 사전 캐릭터 생성 끝내고 잠시 플레이 해보니…

이런저런 이유로 점점 게임에 대해 흥미를 잃어 가고 있던 차에 리니지2 전면 무료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한편으론 반갑기도 했고, 또 한편으론 짜증나기도 했다.

 

이제 온라인 게임 같은 것은 더 이상 관심 갖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는데 그 다짐이 뿌리째 흔들렸기 때문이다.

 

아! 물론 게임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온라인 게임만 하지 않으려던 것 뿐이었다.

 

본인의 컴퓨터에는 문명5와 삼국지12가 설치되어 있고, 백업용 하드디스크에는 창세기전3, 문명4, 바이오하자드5,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제목이 이거 맞나???) 등 다수의 고전 게임들이 고이 보관되어 있다.

 

최근까지는 문명5와 삼국지12만 번갈아 가면서 잠깐씩 즐겨 왔었다.

 

게임에 대한 갈증 해소는 이것들 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런데 한창 게임에 미쳐 있던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 올리게 만드는 리니지1과 리니지2의 이름이 잠자고 있던 온라인 게임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며 깨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굴의 의지로 욕구를 누르며 저항했으나 자꾸 마음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를 단념시키기 위해 리니지2 게임 권장 사양을 확인해 보았다.

 

허미.. 젠장..

 

최근 그래픽카드를 중고로 업그레이드하고, 하드디스크를 추가한 바람에 내 컴퓨터가 리니지2 권장 사양을 충족하는 게 아닌가! 쿨럭~

 

리니지2 권장 사양이 여타의 온라인 게임에 비해 의외로 낮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살짝 맛만 보자는 심정으로 리니지2로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혹시나 계정이 아직까지 살아 있나 싶어서 알아봤더니… 헐… 살아 있었다.

 

거의 8~9년, 대충 10년 만에 복귀했는데 아이디가 삭제되지 않고 살아 있는 게 아닌가. ㄷㄷ

 

다만 아쉬운 점은 과거 키웠던 캐릭터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는 점…

 

이왕 하는 거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다 받고 해 보자는 생각에 신서버 사전 캐릭터 생성 이벤트에 참여해서 캐릭터 생성도 마쳤다.

 

참! 이건 오늘(11일)까지 마감이어서 하마터면 혜택을 받지 못할 뻔했다. ㅋㅋ

 

일단 정식으로 전면 무료화가 실시되는 것은 8월14일부터라고 한다.

 

클라이언트부터 미리 설치해둘까 하는 생각에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려고 봤더니… 헐…

 

클라이언트 파일 용량이 거의 12GB에 육박하는 게 아닌가!

 

다운로드 받는 거 그냥 포기할까 하다가 일단 속도 나오는 거 보고 결정하자 싶어서 다운로드 받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본인의 인터넷이 기가인터넷이라 무서운 속도로 내려받는 모습이 보였다.

 

얼핏 봐서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리니지2 설치 파티션의 남은 용량이 대충 25GB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 받은 파티션과 리니지2를 설치한 파티션은 서로 다른 파티션이었다.

 

설치 공간이 충분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설치 도중 하드디스크 용량 부족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일단 급한 대로 기존의 파일들을 다른 파티션으로 옮겨서 여유 공간을 확보한 뒤 설치를 재개했다.

 

설치가 완료된 뒤 용량을 확인해 보니 놀랍게도 23GB가 넘는 게 아닌가! 헐…

 

뭐… 도중에 문제가 발생하긴 했지만 게임을 실행해 보니 이상 없이 접속이 되었다.

 

처음부터 리니지2를 살짝 맛만 본다는 생각으로 접근했기에 리니지2를 설치한 하드디스크도 구형 SATA2 방식의 하드디스크였다.

 

그리고 전력 소모를 줄이려고 그래픽카드를 최대 프레임 제한을 걸어 30프레임 이상 나오지 않게 설정해두었다.

 

이런 이유들 때문이었을까?

 

로딩 렉이 장난이 아니어서 좀 당황했었다.

 

그나마 문명5는 같은 조건으로도 할 만했는데 말이다. ㅎㅎ

 

음… 30GB짜리 VHD 만들어서 디스크 할당 단위를 64KB로 만들고 그곳에 리니지2 폴더를 통째로 옮겨서 게임을 하면 좀 괜찮아지려나?

 

이건 나중에 상황 봐서 여유 있을 때 테스트해봐야겠다.

 

자~ 어쨌든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리니지2에 접속하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한번 더 놀라게 된다.

 

아직 무료화되려면 며칠 남았는 데 캐릭터가 생성되고 접속도 되는 게 아닌가.

 

우이쒸… 알고 봤더니 기존에는 85레벨까지 무료였단다… 헐…

 

이럴 거였으면 그냥 처음부터 온라인 게임 시장의 대세 트렌트를 따라서 무료화 전환했으면 좋았잖아!

 

이제 와서 모양 빠지게 이게 뭐야!

 

엔씨소프트의 내부 사정이야 어떤 지 모르겠지만 본인의 눈에는 전후 사정만 놓고 보면 망해가는 그림으로 보이는 것이다.

 

예전에 유저들이 리니지1과 리니지2 무료화를 목 빠지게 기다릴 때는 굳건히 유료화를 고집하더니 유저 수가 줄었는 지 어느 틈에 쓸쩍 85레벨까지만 무료라고 정책을 바꾸고, 이제는 전면 무료화란다.

 

그리고 과거 본인이 리니지2 게임을 했을 때는 서버도 참 많았는데 이번에 접속해 보니 서버도 몇 개 되지 않았다.

 

이러니 본인의 눈에 리니지2도 이제 수명이 다 해 망해가는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이는 게 아니겠는가.

 

차라리 끝까지 유료화 정책을 고수하다가 쿨하게 서비스 종료를 했으면 사라지는 뒷모습이나마 아름다웠을지 모를 일이 리라.

 

뭐… 기사회생, 패자부활 등과 같은 말들도 있으니 이번 무료화 전환으로 새로운 재도약을 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그냥 안일한 생각으로 ‘무료화하면 상황이 좀 나아지겠지’라는 식으로 접근한 것이라면 재도약은커녕 더 빠른 속도로 망가질 것이라 본다.

 

잘 만들어진 멋진 게임들도 운영 실패로 망한 게임들이 한둘이 아니다.

 

어쩌면 유료화 이전보다 더 잘 운영하지 못하면 바닥을 향해 굴러 떨어지고 있는 바위를 멈춰 세워서 도로 제자리로 올려놓기는커녕 그 바위에 깔려 죽게 될 것이다.

 

본인은 이미 오래전에 리니지2에 대한 애정이 식었고 마음도 떠났기에 망하건 말건 별로 관심이 없다.

 

무료화한다길래 그냥 잠시 맛만 보고 그만 둘 생각이다. 현재까지는 말이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또 꽂히면 정신없이 빠져드니 본인 또한 앞으로의 일은 장담을 못 하겠다.

 

우야둥둥… 캐릭터 하나 생성해서 리니지2에 접속을 했다.

 

하도 오랜만이라 생초보나 다름없어 모르는 것 투성이라 튜토리얼을 꼼꼼히 읽어 보면서 시키는 대로 따라갔다.

 

뭐 별로 한 것도 없는 데 레벨만 쑥쑥 오르더니 거미를 잡으라는 튜토리얼 퀘스트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이때까지만 해도 처음 시작 때 받은 허접한 초보 장비만 착용하고 있어서 거미한테 맞으니 피가 쭉쭉 빠지는 게 아닌가.

 

자동으로 물약 마시는 줄 알고 있었는데 피가 쭉쭉 빠지는 데도 물약을 마시지 않아 부랴부랴 인벤토리 열어서 물약을 클릭하려는 순간 죽어 버렸다. ㅡㅡ;

 

더 기가 막힌 건 지급받은 물약을 하나도 사용해보지도 못한 채 몽땅 떨구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물약도 없이 거미와의 사투를 벌여야 했다.

 

마을에서 부활해서 거미가 있는 사냥터까지 지도를 보며 뛰어갔다.

 

가다 보니 몬스터들이 우글우글거리게 보였지만 ‘설마 초보가 튜토리얼 진행하고 있는데 선공 몹들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지나쳐 갔다.

 

달리는 도중 느낌이 싸해서 화면을 돌려 보니… 으엑~

 

라이칸들이 떼를 지어 뒤쫓아 오고 있는 게 아닌가!

 

아 씨…… 블라블라… 씨불씨불…

 

미친 듯이 목적지를 향해 달리다 보니 다행히도 다굴 당해 죽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럼 뭐하나… 거미한테 또 뒈졌는데… ㅋㅋ

 

몇 차례 죽음과 부활을 되풀이하다 보니 물약을 떨구지 않았더라도 이런 식이라면 도저히 퀘스트를 깰 수 없으리라 생각되었다.

 

‘아니 엔씨소프트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튜토리얼을 이 따위로 만든 거야!’

 

리니지2에 복귀하자마자 접어야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ㅋㅋㅋ

 

캐릭터 지우고 다시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에 이왕 지울 거 이것저것 챙길 꺼 다 챙기고 먹을 꺼 다 먹어본 후 지우자 싶어서 그렇게 했다.

 

여기저기 눌러보다 보니 뭐 달성 보상 같은 것도 있어서 받아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사용했더니 버프가 한가득 생겨나 있는 게 보였다.

 

혹시나 싶어 거미한테 달려가서 공격을 했더니….

 

흐미… 원샷원킬이다.

 

칼질 한 방에 한 마리씩 잡는 게 아닌가.

 

그럼 그렇지. 이런 안배가 없으면 어떻게 퀘스트 깨라고…

 

이후부터 광렙을 하며 순식간에 20레벨을 달성해서 전직을 했다.

 

그런데 25레벨 퀘스트에서였던가? 아무튼 이쯤에서 또 문제가 발생했다.

 

팔찌랑 뭐시긴가 하는 아이템을 주더니 그 뭐시긴가 하는 아이템을 강화하라는 게 아닌가.

 

한참을 여기저기 뒤져보며 아무리 찾아봐도 도무지 어떻게 강화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짜증 나서 머리 식힐 겸 게임을 종료했었다.

 

좀 쉬었다가 다시 접속해서 인벤토리를 열었는데… 얼라료?

 

퀘스트로 강화하라던 그 뭐시긴가 하는 아이템이 안 보이는 게 아닌가!!

 

아.. 씨.. 뭐여?

 

이거 해결 못 하면 더 이상 퀘스트 진행이 안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혹시나 해서 착용했던 팔찌를 해제했더니 눈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이던 그 뭐시긴가 하는 아이템이 인벤토리에 나타났다.

 

아울러 접속 종료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강화 주문서 같은 것이 재접속 이후에 인벤토리에 있는 게 아닌가!

 

아 놔 진짜 이거 뭐여?

 

초보 입장에서 볼 때 부실한 튜토리얼이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더 정신 사납고 헷갈리기만 한다.

 

튜토리얼의 설명도 부족하고, 버그처럼 보이는 증상도 경험하고…

 

이거 이거 이런 식으로 무료화 진행했다간 복귀한 유저들 도로 발길을 돌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본인은 역경을 딛고 꿋꿋하게 40레벨을 달성해 2차 전직도 마쳤다.

 

이제 47레벨까지 달성하고 오라는 퀘스트를 진행 중인데 솔직히 졸라 지루했다.

 

중간중간 졸다가 하마터면 뒈질 뻔하기도 했던 게 도대체 몇 번이던가.

 

그리고 갑자기 레벨도 정체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안 오른다.

 

또한 텔레포트 비용이 어마무시하게 비싸서 마을까지 뛰어다녀야 한다.

 

40레벨이 넘을 동안 5천 아덴도 못 벌었는데 무슨 텔레포트 비용이 2만 아덴이 넘냐…쩝… ㅋㅋㅋ

 

뭐.. 나중에 고렙 되면 2만 아덴 정도는 칼질 몇 번하면 벌 수 있는 껌값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같은 초보들은 하루 종일 칼질하면서 벌여야 하는 전 재산이라고!!!!

 

솔직히 본인 입장에서는 고속 레벨업 시스템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1레벨부터 착실히 차근차근 시간과 노력을 들여 키워 나가는 것이 더 재미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고속 레벨업 시스템에서는 그런 것을 느낄 새도 없이 어느 정도 레벨까지는 정신없이 초고속 광렙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초반에 느낄 수 있는 그런 재미를 느낄 새도 없이 그냥 지나쳐 버리게 된다.

 

어느 방식이든 일장일단 장단점이 있겠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좀 아쉽게 느껴진다.

 

8월14일, 리니지2 전면 무료화 실시될 때까지 지금 하고 있는 캐릭터로 게임 플레이 감각을 되살릴 겸 연습용으로 키우면서 지내야겠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